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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민은 생필품 쇼티지, 슈퍼리치는 사치품 쇼티지

2021. 11. 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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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요트 재고 바닥
제트기 예약 1500명
서민은 먹거리난인데…
금리인하로 자산 격차↑

미국 요트 중개업체 크루징요트의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2007 바이킹 프린세스 플라이브릿지'라는 이름의 요트다. 현재 가격이 69만5500달러로 표시돼 있다. 한화로는 8억2700만원이 넘는 고가다. 요즘 이런 비싼 요트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팬데믹 시대 자산 양극화의 극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

초고액 자산가를 일컫는 세계의 슈퍼리치도 요즘 ‘쇼티지(공급부족)’를 겪고 있다. 부자, 그들만의 여가를 즐기는 데 필요한 고가품의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다. 요트를 사고 제트기를 빌려 타려는 이들이 크게 늘었는데 상품·서비스를 구할 수 없어 현금을 쥐고도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기름값 고공행진으로 식료품 운송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슈퍼마켓 매대가 텅텅 비고, 고(高)인플레이션에 신음하는 지구촌 서민의 처지와 영 딴 판이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처를 위해 각 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등으로 돈을 푼 결과,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진 부작용의 단면이다.

2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새 요트의 수는 약 32만척이다. 13년만에 최고다. 2019년과 견주면 13% 늘었다. 미국해양협회는 팬데믹 이전엔 요트 판매가 연간 2% 증가한다고 예측했는데, 수요가 그야말로 폭발했다.

미국의 한 요트 중개상은 “2023년치까지 요트를 다 팔았다. 상품이 들어오려면 1년 4개월 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은 요트를 구하기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꺼이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용 제트기 수요도 크게 늘었다. 항공 컨설팅 업체 아르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 10월 개인 제트기 비행횟수는 32만3000건에 달했다. 7월 30만2000건으로 기록을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경제 매체 포천(Fortune)은 10월이 개인 제트기 비행 사상 가장 바쁜 달이었다고 썼다.

세계 최대 민간 제트기 회사인 넷젯(NetJets)은 이용자를 제한하려고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가격 인상으로 제트기 수요를 억제하려고 했는데, 효과가 없자 제트기 이용 카드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순 있지만 1500명이 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고가 상품·서비스에 수요가 몰리는 건 자산 양극화가 배경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글로벌 자산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순자산이 5000만달러(약 595억원) 이상인 전 세계 초고액자산가의 수는 지난해 21만5030명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20년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의 수는 520만명 늘어나 5610만명에 이르렀다”며 “그 결과 글로벌 성인 가운데 상위 1%에 속하려면 100만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게 백만장자의 이같은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 은행은 분석했다.

미술품 경매에서도 고가 판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티경매에선 9개 작품이 2500만달러에 주인을 찾아가는 등 작품당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소더비와 크리스트경매가 2주간 23억달러 이상의 예술품을 팔았다며 미술시장이 뜨겁다고 지난 19일 전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아무리 부자여도 팬데믹 시대 경제에선 상품 부족과 급등하는 가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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